경매 시장은 끝났다? 레드오션 논란의 진실과 해답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매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제 경매도 레드오션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특히 유튜브, 블로그,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경매가 대중화되면서, 과거에는 일부 전문가들만 접근하던 영역이 이제는 누구나 도전 가능한 투자 수단이 되었다. 이에 따라 입찰 경쟁률이 상승하고,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실제로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에는 입찰참가자 수가 평균 2~3배 가까이 늘었고, 낙찰가율도 100%를 넘는 물건이 속출했다. 과거에는 ‘싸게 사서 리모델링하고 되팔기’라는 공식이 통했지만, 이제는 감정가 이상으로 낙찰받아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초보 투자자 사이에선 “이제 경매는 끝물이다”, “이 정도 경쟁이면 차라리 일반 매매가 낫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러나 과연 이런 현상이 경매 전체의 레드오션화를 의미하는 것일까?
경매 '레드오션'이라는 말의 함정: 경쟁과 기회는 함께 온다
많은 사람들이 ‘레드오션’이라는 단어를 무조건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본래 레드오션이란 기존에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경쟁자가 많으며,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높은 전략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즉, 아무도 없는 시장(블루오션)보다 진입 장벽은 높지만,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다면 여전히 기회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경매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제 단순히 ‘저렴하니까 사면 이익’이라는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권리분석, 명도전략, 리모델링, 세무기장 등 부가적인 실력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더 많아졌다. 왜냐하면 경쟁자는 늘었지만, ‘진짜 분석해서 들어오는 사람’은 그중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표면적으로는 레드오션처럼 보여도, 실전에서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이중 구조인 셈이다.
또한 과거에는 고수들만 보던 법원 사건기록이나 소송자료까지도 지금은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 가능해졌고, 각종 정보 커뮤니티와 데이터 분석 툴이 활성화되면서 정보 비대칭이 크게 줄었다. 이는 초보자에게도 유리한 환경이지만, 동시에 경쟁자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시장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전에서 드러나는 경매 레드오션의 민낯
경매 시장에서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치열한 입찰 경쟁과 무리한 낙찰가율이다. 특히 수도권, 세종, 일부 광역시 인기 지역의 아파트나 상가는 감정가 대비 110~120%에 낙찰되는 경우도 많고, 다주택자 규제가 풀리면서 다시금 현금 부자들의 몰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매 물건의 70~80%는 여전히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몰리는 인기 아파트 몇 개가 고가 낙찰되었다고 해서 전체 시장이 포화 상태는 아니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지방의 소형 상가, 단독주택, 토지, 근린생활시설 등은 여전히 분석만 잘하면 저평가된 보석 같은 물건이 존재한다.
즉, 시장 전체가 레드오션이 아니라, 특정 구간에서만 일시적인 과열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고수들은 낙찰가율이 높더라도 이를 수익형 구조로 재가공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단순 매매 차익이 아닌, 임대수익, 리모델링 후 단기 전세 전략, 단기법인 전환을 통한 절세, 컨버전 전략(오피스텔→레지던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초보자가 보기엔 “이 가격에 낙찰받고도 남는 게 있을까?” 싶은 물건도, 고수에겐 수익 파이프라인의 일부로 활용되는 셈이다.
경매 초보자가 살아남는 방법: 블루존(Blue Zone)을 찾아라
초보 투자자에게 중요한 건 '지금 시장이 레드오션이냐'보다 자신만의 블루존을 찾을 수 있느냐이다. 블루존이란 경쟁이 덜하고, 자신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는 영역을 뜻한다. 예를 들어, 다수의 투자자가 아파트에 집중하고 있을 때, 상가나 토지, 혹은 소형 다가구 주택 같은 틈새 물건에 집중하는 전략이 그것이다.
또한 지역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예를 들어, 서울이나 성남 같은 고가 지역은 이미 투자자들이 넘쳐나는 반면, 지방 중소도시나 신도시 외곽 등은 아직 저평가된 물건이 많다. 입찰자가 없거나 한 명 있는 물건도 다수이며, 이 경우 낙찰만 받아도 수익률이 10~20%를 넘기는 구조가 나온다.
결국 레드오션이냐 아니냐는 시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 시장을 해석하고 진입하는 방식의 문제다. 투자자 본인이 얼마나 철저하게 분석하고, 타인과 다른 관점으로 시장을 볼 수 있느냐가 생존의 핵심이다. 경매는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닌, 정보, 심리, 전략의 종합 예술이다.
결론: 끝난 시장은 없다, 끝나는 건 준비 없는 경매 투자자다
결론적으로 말해, 경매 시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품은 '진화하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과거처럼 무턱대고 들어가도 수익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정보 활용 능력, 권리분석 실력, 명도 전략, 세무 이해도 등 투자자의 역량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명확해졌다.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지금이야말로, 차별화된 전략을 가진 투자자에겐 오히려 최고의 수익 구간이 될 수 있다. 초보자라면 유행을 좇기보다, 자신만의 강점을 찾고 틈새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경매는 남보다 먼저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못 보는 가치를 먼저 보는 게임이다.
시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문제는 항상 준비되지 않은 투자자에게 있다. 당신이 준비된 투자자라면, 지금 이 순간도 기회다.